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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

일드 무자격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구름 계단

일드 구름 계단 포스터

 

편성: 일본 NTV 2013.04.17. ~ 2013.06.19. 10부작
출연: 하세가와 히로키, 오오토모 코헤이, 이나모리 이즈미, 나이토 타카시, 키무라 후미노

 

도쿄에서 배로 수 시간이나 걸리는 인구 500명이 채 안 되는 동쪽의 외딴섬.
그리고 그 섬 주민들의 생명을 책임지는 의사는 단 한 명

 

 

도쿄 동쪽의 인구 500명이 채 안되는 외딴 섬 미코토

 


 

수술 준비를 하는 간호사들
수술실로 들어선 아이카와 사부로
환자를 살피고 있는 진료소장 무라키 에이지
사부로를 차갑게 바라보는 간호사들

열악한 환경의 작은 섬 진료소. 그곳에 한 환자가 사고로 외상을 입고 진료소로 실려와 의료진들이 그의 응급 수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손이 부족한 진료소장 무라키 에이지 (오오토모 코헤이)는 다시 한 사람을 호출합니다. 호출되어 수술실로 들어선 아이카와 사부로 (하세가와 히로키)... 그런데 그를 보는 간호사들의 시선이 왠지 곱지가 않습니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진료소장 무라키와 사부로

 

어찌 되었든 무사히 수술을 마친 후 다시 사부로를 소장실로 불러 수술 후 디브리핑 및 이전에 지시했던 여러 가지 의학 지식의 암기 상황을 확인하는 진료소장 무라키. 여기까지만 보면 그저 인턴 의사를 교육시키는 흔한 광경 같지만 사실 사부로는 1년 반쯤 전에 도쿄에서 이 섬으로 굴러(?) 들어온 의사 면허는 커녕 의료 관련 일 조차도 해본 적이 없는 섬 진료소의 사무 보조 직원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부로의 외과의로서의 재능을 눈여겨보던 무라키는 그를 각종 수술이나 치료에 참여시키며 의사로서 훈련시켜 나갑니다.

 


 

무면허 의료 행위에 대해 항의하는 간호사 세츠코
술을 마시며 불만을 터뜨리는 간호사 세츠코
간호사 세츠코의 불평을 듣고 있는 보건소 사무장
무라키 소장에게 항의하는 간호사와 사무장

물론 무라키의 이런 행동에는 당연히 일부의 반대와 반발이 뒤따릅니다. 이런 무면허 의료 행위는 당연히 의료법 위반의 범법 행위일 뿐 아니라 자신들도 이런 불법 의료 행위에 암묵적으로 가담한 형태가 되니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 또한 이해가 되고도 남습니다.

 


하지만 높은 급여 (아무도 안 오려하니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를 제시할 수밖에 없겠죠)만 바라 보고 섬에 들어왔다 채 1년을 못 채우고 떠나가는 도시의 실력 없는 뜨내기 의사들. 열악하고 노후한 의료 시설과 설비로 치료의 한계가 명확한 질 낮은 의료 환경. 오랜 낙도 근무 경험으로 이런 현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무라키는 비록 의사 면허는 없지만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의료 환경을 제공해 주기 위해선 사부로를 의사로 양성하는 게 최선의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섬에 의사는 나 단 하나야. 만약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그땐 누가 위급한 환자들을 돌 볼 거지?

 

 

진료소장 무라키 에이지

 


 

왕진을 가 환자를 돌보고 있는 사부로와 간호사 아키코

 

스즈키 아키코 (이나모리 이즈미) 역시 간호사로선 유일하게 무라키 진료소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이 섬에서 나고 자란 아키코는 의사 면허란 그저 현실을 모르는 허울 좋은 명분일 뿐 섬사람들에겐 어찌 보면 상관없는 일이다라는 생각을 어렴풋이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섬사람들 역시 책임감 없이 잠시 자신들을 거쳤다 떠나갔던 뜨내기 의사들과는 달리 젊고 착실하며 성심을 다해 자신들을 돌보는 사부로를 향해 젊은 선생이라 부르며 의지하고 마음을 내줍니다.

 


 
무라키 소장의 명령으로 수술을 하고 있는 사부로

 

고등학교 졸업의 학력이 다인 사부로지만 처음 접해 보는 의료 행위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한 가운데서도 한편으로는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의 적성을 찾기라도 한 듯 어렴풋이 즐거움까지 느끼며 무라키의 기대에 부응해 나갑니다.

 


 

미코토 섬에 도착한 젊은 대학생들
트럭에 타고 있는 사부로와 간호사 아키코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의문의 여대생
의문의 여대생이 걱정되어 다가가는 사부로

그러던 어느 날 섬의 선착장엔 한 무리의 젊은 대학생들이 도쿄로부터 도착하고 여행이라도 온 듯 다들 즐거운 모습인데 반해 유독 한 여성만이 어두운 표정으로 수심에 가득 차 있습니다. 그로부터 몇 시간 후 무라키 소장을 대신해 마을의 한 할머니를 살피기 위해 아키코와 함께 왕진을 다녀오던 사부로는 홀로 제방에 서서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한 여성의 모습을 발견하고 심상치 않은 느낌에 그녀에게 다가갑니다. 그리 평탄치 않은 인생을 살아온 사부로기에 감지할 수 있었던 불행의 냄새였을까요? 사부로는 완곡한 표현으로 여성의 결정을 만류하며 개운치 않은 기분으로 병원으로 돌아옵니다.

 


 

진료소장 무라키와 진료소 직원들

 

며칠 후 진료소장 무라키는 사부로에게 뒤를 잘 부탁한다는 말만을 남기고 황망해하는 진료소 식구들을 뒤로한 채 친구의 부고를 핑계(?)로 큐슈의 구마모토로 훌쩍 떠나버리고...

 


 

한밤중에 진료소를 찾은 응급 환자들
고통을 호소하는 응급환자 타사카 아키코

하필이면 그날 밤 갑자기 다급한 표정의 젊은이들이 급한 환자를 데리고 진료소로 몰려옵니다. 그런데 왠지 낯이 익은 모습에 자세히 살펴보니 환자는 다름 아닌 며칠 전 홀로 바닷가를 배회하던 타사카 아키코 (키무라 후미노)...

 

 

응급 상황에 당황하는 미코토 섬의 의료진들
사부로에게 수술할 것을 요청하는 간호사 아키코

진단은 자궁 외 임신으로 인한 출혈. 급하게 수술하지 않으면 목숨까지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구마모토로 떠난 이 섬의 유일한 의사인 무라키 소장은 휴대폰 연결도 안 되고 도쿄에서 의료용 헬기를 호출하려 해도 악천후로 헬기가 뜰 수 없는 난감한 상황. 모두가 어찌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는 와중에도 간호사 아키코만은 목숨이 걸린 상황이니 사부로가 수술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며 사부로의 결단을 재촉합니다.

 


 

수술 준비를 위해 의학 서적을 보고 있는 사부로

 

두려움에 계속 망설이며 회피하던 사부로 역시 결국 환자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선 자신이 수술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 급하게 소장실로 달려가 의학 서적을 뒤적이며 수술 방법 등 필요한 사항을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사부로와 통화하는 아키코의 아버지 타사카 유이치로
아키코의 아버지와 통화하고 있는 사부로

때마침 도쿄에서는 환자인 아키코의 담당 의사를 찾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오고 자신을 아키코의 아버지이자 의사라고 밝힌 남성은 사부로에게 환자의 용태 및 자세한 상황을 묻기 시작합니다. 현재의 급박한 상황과 진짜 의사와의 대화 탓에 잔뜩 주눅이 들고 긴장한 사부로지만 더듬거리면서도 비교적 진단 및 대처 방법을 큰 무리 없이 설명해 냅니다. 어느덧 진짜 의사와도 의학적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성장한 사부로

 


 
도쿄 타사카 종합병원의 원장 타사카 유이치로

 

나름 정확한 진단과 대처 방법이라고 판단해 다소 안도한 도쿄 타사카 종합병원의 원장 타사카 유이치로 (나이토 타카시)는 끝으로 딸을 잘 부탁한다는 당부의 인사말과 함께 담당 의사의 이름을 묻습니다.

 


 

아이카와...입니다.

 

 

 

타사카 종합 병원장에게 자신의 이름을 밝히는 사부로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본격적으로 가짜 의사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게 된 사부로. 사부로는 과연 수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요? 굴지의 타사카 종합 병원장 딸의 목숨을 책임지게 된 사부로의 구름 계단은 과연 저 높은 하늘 끝까지 이어진 신분 상승의 계단일까요? 아니면 발을 들여놓는 순간 끝없는 허공으로 추락하게 될 나락의 계단일까요?

 


지금까지 실락원으로 유명한 와타나베 준이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일본 드라마 구름 계단의 전개 부분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드라마는 기대보단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고 일부 불호의 의견도 있습니다만 단순히 드라마적 요소를 떠나 제 개인적으로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볼 수 있었던 괜찮은 드라마였다고 생각됩니다. 

현행법과 현실 사이의 괴리라는 측면이나 인류 동서고금의 영원한 난제인 과연 선한 목적이 잘못된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란 의문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던 기회였는데요.

물론 드라마 중반부로 넘어갈수록 여러 인간 군상들의 개인적 이권과 야망들이 얽혀 결국 애초의 선한 목적이라는 대의명분 자체가 상실되는 상황이 오긴 하지만 결말을 예상하면서도 그 길을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 역시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많이 봐 온 익숙한 현실 세상의 모습이라 또 그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던 추천할만한 드라마라 생각되니 취향에 맞다고 생각되시면 한 번쯤 보셔도 괜찮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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